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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망

섬망 증상 처음 겪었을 때 보호자가 해야 할 3가지

by happy0708 2025. 7. 12.

섬망 증상 처음 겪었을 때 보호자가 해야 할 3가지

1. 낯선 행동, 병인가 혼란인가 – ‘섬망’이라는 단어를 먼저 인식하라

어제까지 정상이던 부모님이 갑자기 이상해졌을 때, 보호자는 큰 충격에 빠진다. 자꾸 누군가를 의심하거나 헛소리를 하고, 자리를 벗어나려 하거나 갑작스럽게 화를 내는 행동이 나타난다. 이런 변화는 종종 치매나 정신질환으로 오해되지만, 사실 이런 모습은 **급성 섬망(delirium)**의 전형적인 증상일 수 있다. 문제는 보호자 다수가 이 단어조차 처음 듣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섬망은 급성기 환자, 수술 직후, 고령자, 중환자실 환자에게 흔히 발생하는 뇌 기능 장애로, 갑작스러운 인지·지각의 혼란을 특징으로 한다. 따라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건 성격이나 치매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인식을 갖는 것이다. 혼란 앞에 경고를 켜기 위해선 병의 이름을 정확히 아는 것이 출발점이다.

2. “억누르기”보다 “관찰하기” – 행동보다 변화를 먼저 기록하라

섬망 환자는 비논리적 말과 행동을 반복하기 때문에, 처음 겪는 보호자는 당황해서 제지하려 든다. 그러나 억누르거나 설득하려는 시도는 환자의 불안을 더 키우고,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그 행동이 언제 시작되었고, 어떤 맥락에서 발생했는지를 세세히 기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식사 후 1시간이 지나고 나서 말이 이상해졌다”, “밤 9시 이후부터 같은 말을 반복했다”는 식의 정보는 의료진이 섬망 여부를 진단하고 원인을 추적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복용 중인 약의 종류, 통증 유무, 최근의 감염 여부도 함께 메모해두는 것이 좋다. 섬망은 치료 가능한 상태지만, 초기 대응이 빠를수록 회복 속도가 다르다. 혼란은 통제 대상이 아니라 관찰의 대상이다.

3. 의료진에게 말하는 방식도 전략이다 – “그냥 이상해요”보다 구체적인 표현을

보호자가 “엄마가 좀 이상해요”라고 말하면, 의료진은 상황 파악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섬망은 시간 단위로 증상이 바뀌고, 빠르게 조치해야 하는 만큼, 보호자가 관찰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치료의 질을 결정짓는다. 예를 들어 “낮에는 괜찮았는데, 해 질 무렵부터 사람을 못 알아보고 문을 나가려 했습니다”처럼 시간과 행동, 반응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섬망 진단이 훨씬 빨라진다. 보호자가 환자의 이전 상태를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에, ‘어제와 지금이 어떻게 다른지’, ‘언제 처음 그랬는지’, **‘자주 반복되는 행동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 매우 중요하다. 의료진이 섬망을 의심할 수 있는 단서를 보호자가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진료의 방향을 바꾸는 보호자의 역할이다.

4. 보호자도 준비가 필요하다 – 나의 감정도 조절 대상이다

섬망 증상은 보호자에게도 큰 감정적 충격을 안긴다. 갑자기 부모님이 나를 알아보지 못하고, 겁에 질린 눈으로 이상한 말을 반복하면, 공포와 불신이 뒤섞인다. 하지만 이때 가장 필요한 건 감정이 아니라 대응이다. 보호자는 환자만 간호하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의 감정 상태도 관리해야 섬망 대응을 지속할 수 있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① 환자의 행동을 개인적인 공격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② ‘이건 병이다’라고 자기 자신에게 반복적으로 말해주며
③ 가족과 정보를 나누고 감정을 털어놓을 사람을 확보하는 것.
섬망은 며칠 혹은 몇 주간 지속될 수 있고, 보호자 역시 감정적으로 힘들 수 있다.
처음 섬망을 마주한 순간이 곧 대응력의 출발점이며, 보호자 자신을 돌보는 태도 또한 간병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