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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망

👨‍👩‍👧 섬망을 처음 겪은 가족이 해야 할 3가지 행동

by happy0708 2025. 7. 18.

섬망을 처음 겪은 가족이 해야 할 3가지 행동

“우리 아버지가 왜 이러시죠?” 그 혼란의 순간에 가족이 할 수 있는 일

평소 말이 또렷하고 행동이 정돈돼 있던 부모님이 갑자기 사람을 못 알아보고, 현실과 다른 말을 하기 시작하면 가족은 큰 충격에 빠진다. “혹시 치매가 갑자기 온 건가요?”, “뇌출혈일까요?”와 같은 질문이 머릿속을 맴돈다.
하지만 의사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간단하면서도 생소한 한 단어일 수 있다. 바로 '섬망(delirium)'이다.

섬망은 고령자에게서 흔하게 발생하는 급성 뇌기능 장애이며, 원인만 제거하면 회복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그러나 섬망을 처음 겪는 가족 입장에서는 그 상황 자체가 너무 낯설고, 두렵고, 때로는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이 글에서는 섬망이 처음 발생했을 때, 보호자와 가족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세 가지 핵심 행동을 소개한다.
이 세 가지는 단순한 대처를 넘어서, 환자의 예후와 회복 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1️⃣ 증상 기록하기 – ‘환자가 평소와 어떻게 다른지’를 구체적으로 메모

섬망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원인을 신속하게 파악하는 것이 회복의 시작이다. 의료진은 환자의 혈액 검사, 영상 검사 외에도 환자의 평소 상태와 지금의 변화를 매우 중요하게 본다. 그런데 이 정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바로 가족이다.

이때 보호자가 해야 할 첫 번째 행동은 지금 보이는 이상 행동을 시간대별로 기록하는 것이다. 예:

  • “저녁 6시경부터 혼잣말을 시작함”
  • “자꾸 창문 밖에 누가 있다고 말함”
  • “딸을 알아보지 못하고 경찰이라고 주장함”

이러한 메모는 단순한 관찰 기록이 아니다. 이는 섬망의 유형(과활동형 vs 저활동형), 발생 시간(야간 vs 주간), 자극 요인 등을 의료진이 빠르게 파악하고 진단할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반복되는 패턴을 발견하거나, 특정 약물·환경 요인을 유추하는 데도 중요한 단서가 된다.
즉, 가족의 기록은 단순한 보고서가 아니라, 섬망 진료의 출발점이자 실질적인 치료 정보가 된다.

2️⃣ ‘논리적 설득’ 시도는 중단하기 – 환자의 뇌는 현실을 다르게 인식하고 있다

섬망 상태의 환자와 대화할 때 가장 흔히 발생하는 실수는, 보호자가 정신을 차리게 하려고 논리적인 설득을 시도하는 것이다.

예:
“여기는 병원이에요, 집이 아니에요.”(X)
“이 사람은 경찰이 아니라 간호사예요.”(X)

하지만 섬망 상태의 뇌는 자극을 정상적으로 해석하지 못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성적인 설득은 오히려 환자의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다. 환자는 자신이 공격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고, 도망 시도, 언어적 저항, 신체적 흥분 상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가족은 논리적인 설명보다는, 감정 안정 중심의 언어로 접근해야 한다.

예를 들어,
❌ “그런 사람 없어.” → ⭕ “괜찮아요, 제가 여기 있어요.”
❌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 ⭕ “지금은 조금 헷갈릴 수 있어요.”

섬망은 뇌가 일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이므로, 환자가 느끼는 불안, 공포, 착각을 그 순간엔 ‘진짜’라고 느낀다.

보호자는 이를 억지로 부정하기보다 **안정적인 감각 자극(손 잡기, 차분한 말투, 조용한 조명)**을 활용해 긴장을 완화시키는 쪽으로 유도해야 한다.

3️⃣ 의료진과 정보 공유하기 – 섬망은 팀워크로 극복하는 질환

섬망 치료에서 의료진의 판단은 환자의 현재 검사 결과뿐 아니라, 환자의 배경 정보에 따라 달라진다.

환자가 평소 복용하던 약, 수면 습관, 최근 감염 여부, 수술 경험, 낙상 여부 등은 모두 섬망 발생 원인을 추적하는 실마리가 된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보호자가 이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
“약은 그냥 몇 개 드세요.”
“지난주에도 비슷했는데 괜찮아지셨어요.”

 

이렇게 모호한 표현보다는,

  • “고혈압약 중에서 베타차단제를 복용 중입니다.”
  • “어제 저녁부터 물을 거의 드시지 않으셨어요.”
  • “2주 전에 독감 증상이 있었습니다.”
    와 같이 정확하고 구체적인 전달이 섬망의 원인 감별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

의료진은 섬망을 ‘치료하는’ 사람이고, 보호자는 환자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다.

이 두 사람이 정보를 나누고 같은 방향을 바라볼 때, 섬망 회복은 훨씬 빨라지고, 재발도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