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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망

🧠 반복되는 섬망, 뇌에 남기는 장기적 영향

by happy0708 2025. 7. 16.

 서론: 섬망은 사라져도 흔적은 남을 수 있다

섬망은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의식의 혼란 상태로 알려져 있다. 많은 사람들은 섬망이 치료되면 완전히 회복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반복되는 섬망은 뇌에 장기적인 영향을 남길 수 있다. 특히 고령 환자나 만성질환자에게 반복되는 섬망은 단순한 정신착란이 아니라, 뇌기능 저하의 신호이자 진행 중인 뇌 손상의 징후일 수 있다.

한 번의 섬망은 일시적일 수 있지만, 두 번, 세 번 반복되면 그때마다 뇌는 회복력을 점점 잃어간다. 처음에는 며칠 만에 회복되던 증상이, 나중에는 몇 주간 지속되기도 하고, 때로는 이전 상태로 완전히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 글에서는 반복되는 섬망이 뇌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는지, 그 변화가 누적되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뇌과학적 관점에서 살펴본다.

🧠 1. 반복 섬망이 뇌 기능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

섬망이 반복되면 뇌는 단지 기능적으로만이 아니라 구조적으로도 손상을 입을 수 있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뇌 위축이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섬망이 추가되면, 회백질 및 해마(기억 담당 부위)의 부피가 감소하는 현상이 더 가속화된다는 연구가 있다.

섬망 시에는 뇌 안의 염증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고,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신경세포의 일시적 기능 저하 발생한다.

 

 

 

반복적인 섬망은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신경세포의 자가 회복 능력을 떨어뜨리고, 결국 미세한 손상이 누적된다. 특히 주의력, 단기 기억력, 언어 이해력과 관련된 전두엽과 측두엽 부위가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구조적 변화는 MRI 영상에서도 확인될 수 있으며, 보호자가 “이전보다 말이 느려졌어요”, “기억이 더 많이 틀려요”라고 말하는 시점은 이미 뇌 기능 저하가 시작된 시기일 수 있다.

 

🧩 2. 반복 섬망과 인지기능 저하의 관계 – 치매와의 연결 고리

 

섬망은 일시적인 뇌 기능 장애지만, 반복되면 인지기능 저하의 가속화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이미 경도인지장애(MCI)를 가지고 있는 고령자에게 섬망이 발생하면, 그 후 치매로의 전환 가능성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유는 명확하다. 섬망은 뇌가 외부 스트레스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는 상태인데, 이러한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기억력, 판단력, 집중력 같은 고등 뇌기능이 점차 무뎌진다. 게다가 반복되는 섬망은 뇌 내 염증 반응을 만성화시키고, 이는 장기적으로 신경퇴행성 변화를 유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실제 다수의 연구에서도 섬망을 2회 이상 경험한 노인의 경우, 1회만 겪은 노인보다 치매 진단을 받을 확률이 2~3배 이상 높다는 결과가 있다. 따라서 섬망은 단지 지나가는 에피소드가 아니라, 치매의 예고 신호일 수 있다는 사실을 보호자와 의료진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


⚠️ 3. 반복 섬망이 환자 삶에 미치는 실제적 영향

반복적인 섬망은 단지 뇌 기능에 영향을 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환자의 생활 자립도, 감정 조절 능력, 대인관계 유지까지 포괄적으로 악화시킨다.
처음에는 단순히 “방향 감각이 조금 떨어졌다”는 수준이지만, 횟수가 누적되면 외출을 혼자 하지 못하거나, 전화 사용조차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섬망 이후에는 환자 스스로도 “내가 예전과 다르다”는 인식을 하게 되면서 우울증, 불안, 자존감 저하가 동시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보호자는 이 과정을 단순한 노화로 보지 말고, 섬망 후유증이라는 인지적 접근으로 바라봐야 한다.
그래야만 적절한 치료와 회복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반복 섬망이 생겼다고 해서 회복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조기에 인지하고, 자극 중심의 인지재활을 병행하면 뇌 기능을 일부 회복하거나 유지할 수 있다. 단, 시간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반복되는 섬망, 뇌에 남기는 장기적 영향

🛡️ 4. 반복 섬망 예방과 회복을 위한 핵심 전략

섬망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첫 번째 섬망 이후, 원인을 정확히 분석하고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 수면 부족, 감염, 수술, 낙상 등 다양한 유발 요인을 확인하고 같은 조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환경을 조정해야 한다.

또한 환자가 섬망에서 회복된 이후에도 ‘정상처럼 보이니 괜찮다’는 착각을 경계해야 한다.
섬망 이후 최소 4~6주간은 뇌가 예민해져 있으며, 이 기간 동안 **인지 자극(퍼즐, 대화, 산책, 음악 등)**과 수면, 영양, 수분 공급이 매우 중요하다.

정기적인 신경과 또는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통해 인지 기능 검사를 병행하고, 필요 시 인지 재활 치료나 뇌활성화 훈련을 받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보호자가 “이게 단순히 또 정신 혼란인가 보다” 하고 넘기지 않고, 매 섬망을 기록하고 반응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